
2019년의 부활절은 믿음의 백성들에게는 무덤덤하게 지나가는 시간에 불과했다. 그러나 교회에서 조금만 눈 밖으로 눈을 돌이키면,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던 것은 한국교회에는 껄끄러운 뉴스들 뿐이었다. 예수님이 아닌, 한국교회의 숨겨진 어둠들만 부활절에 드러난 것이 아니었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선 부활성야인 20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파리열방교회를 취재한 결과를 내놓았다. 14일 JTBC 뉴스룸의 연속보도에 이어 주요 언론에서 파리에 있는 작은 교회를 심층적으로 취재한 것이다. SBS가 취재해 내놓은 파리열방교회의 실태는 그동안 목사 송○찬씨와 관련해 알려졌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방송의 내용 또한 올해 3월부터 연속적으로 이 사건을 보도해 온 뉴스앤조이의 지속적인 보도보다 한 발 더 들어갔다.
특히 이 방송에서 더 충격적이었던 점은, 파리열방교회가 사실은 교회 구성원들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는 것이다. 교회 안을 ‘목장’으로 구성하고, 교회 안에 소속된 신자들에게 공동거주, 일상생활의 포기와 무상착취 수준의 지속적인 교회 헌신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공동거주공간은 불법 거주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 안에서의 삶은 사랑장에 의해 감시, 보고의 대상이 되었다. 자신을 거역하는 사람은 근거도 없이 망천지로 내몰았다. 이쯤되면 이 ‘교회’가 이단만 아닐 뿐, 이미 훌륭한 역기능 집단에 소속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송○찬씨가 가족에게 지나친 가족폭력을 가하고 있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다음 날에는 송○찬씨가 파리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프랑스 검찰은 송○찬씨의 여권과 목회활동을 정지하고, 그의 주거를 원 주소인 오를레앙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렇게 바깥에서 시끄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어디서도 여기에 대해 어떠한 입장이나 의견을 내놓는 일은 없었다.
한편 19일에는 한 부모가 교사에게 자기 자녀가 학교에서 진행하는 세월호 추모시간에 참여하지 말게 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 논란이 되었다는 보도가 아무런 이유 없이 노출되었고, 해당 편지의 주인공이 극우세력 기독교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기독교인들이 매년 추모예배를 열고 있고, 16일에는 인천에서 보수적인 기독교인들까지도 모여서 기억예배를 한 마당에 기독교인으로서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었는지 궁금하다.
18일에는 한기총이 뉴스앤조이를 이단옹호언론, CBS는 반기독교 언론으로 지정하면서 변승우 예장(부흥) 총회장은 이단대책위원으로 임명하며 논란이 일었다. 그 이외에도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는 별로 변함이 없고, 총회에서의 결의는 뒤집히기까지 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그 누구도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감성, 아니 공감능력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에서 누군가 소리치지도 않으니, 기쁨의 40일과 성령님을 기다리는 10일 조차도 별로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이렇게 간다면 누가 주님을 전하겠으며, 누가 하나님께 돌아오려고 하겠는가. 예수님은 부활했지만, 한국교회의 슬픔은 변하지 않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