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철도 10대 뉴스

(이 글의 시제는 2018년 12월 31일 현재입니다)

01 | 오영식 체제, 9개월 만에 무너져

▲5월 19일 OSJD 사장단 회의에서 발언한 오영식 사장. (한국철도공사 제공)

한국철도공사의 2018년은 결국 어두운 한 해로 기록됐다. 2월 6일 취임한 오영식 사장이 결국 강릉 KTX 사고의 책임을 지고 12월 11일 사임을 선언했다. 이러한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겠지만, 홍순만 전 사장의 사임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리더십 부재를 깨고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기에 기대도 컸고,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실적을 쌓아온 것 또한 사실이다. OSJD 정회원 가입에 큰 역할을 한 것 또한 오 사장의 치적이라고 하겠다. 철도파업으로 부당하게 해고된 노조원들과 KTX 해고 승무원들을 불완전하게나마 복직시켰다. 또한 철도노조와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쌓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올해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타결시키는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철도 관련 경력이 없었던 오 사장의 활동은 모순적 경영행동으로 이어졌다. 반철도고 기조를 가지고 대형 인사를 진행하고, 갑작스럽게 저자가 일하고 있던 철도신문을 끝장내놓고는 앞에서는 보이기 식으로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들먹거렸다. 철도차량의 부족과 근본적인 차량 냉방시설 문제에 대한 인식 없이, 더위 문제에 대해 말로만, 보여주기식 대처를 보여줬다. 결국 이러한 행동들이 한국철도를 발전이 아닌 답보로 몰아가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송역 단전 사고에 이어 강릉 KTX 사고가 나면서 책임을 지게 된 것 자체가 억울한 면이 많기는 하지만, 결국 시계를 확보하며 앞으로 나아갔던 한국철도공사의 앞날은 또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02 | 김태호 체제에서 서울교통공사는 불안하다

2017년 5월 31일, 서울교통공사 통합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서울교통공사가 잘만 흘러갈 줄로 기대하고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는 산산히 깨어졌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양 공사 통합을 결혼식에 비교하고, 김태호 사장과 3대 노조가 함께 손잡은 모습은 결국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8호선의 전면 무인운전화였다. 이미 자동운전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었던 5·6·7호선의 경우, 일부 반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완전자동화 운전의 도입이 운전인력 감축을 공식화하려는 시도로 읽히면서, 양대 통합노조의 반발을 샀다. 스마트 역사 도입으로 무인 역사가 추진되는 것 또한 철도 무임승차자의 처벌이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다.

더 큰 문제는 7월에 내려진 의견광고에 대한 무차별적인 금지 결정이었다. 개인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공기업이 인권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다행히 공사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일부 의견광고는 허용하기로 했지만, 세부규정에 따라 앞으로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미 노조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는 오늘도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03 | 강릉 KTX 사고, 재통합 기름 붓다

12월 8일 강릉역을 출발한 KTX 806열차 (408편성)가 경강고속선 만종 113.6㎞ 지점에 위치한 강릉기지선 분기기를 지나던 중 2~3량째 사이에 있던 대차가 P21B 분기기에서 원래 선로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분기돼 원래 선로와 멀어지며 이에 따라 자동 탈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처음에는 한국철도공사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KR의 문제점이 더 드러나며 그동안 자유당의 공격으로 주춤해져 온 한국철도 재통합을 오히려 더 정당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이번 탈선사건은 KR의 책임으로 귀결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사건의 원인이 된 것은, 철도노선 시공 시 선로분기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알려주는 이상신호 감지기를 21B(경강고속선 상행→강릉기지선 방향 분기)와 21A(강릉기지선→ 경강고속선 하행 방향 분기)를 바꾸어 연결한 것이었다. 이에 21B 전환기에 오류가 발생하자 관제와 한국철도공사 직원이 21A에 문제신호가 뜬 것으로 파악하고 근처에 접근했었으나 이상이 없음을 발견한 이후 사고가 발생한 것. 물론 이러한 시공을 최종검사 때 감리하지 않고 인수인계시 넘겨야할 문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채 그대로 철도공사에게 넘겨준 책임은 KR의 책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후 KR측은 14일 언론에 KR의 존속 이유를 옹호하는 기사를 다량으로 올렸다가 최근 KR의 책임이 붉어지면서 언론 보도를 줄였다. 결국 27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현재의 상하분리구조가 비합리적이라고 결론내렸다.

한편 이날 사건 대처에 대해서도 언급할 부분이 있다. 사건 발생 이후 승객들이 사망 직전까지 몰리며 어려움을 느꼈지만 구조팀이 도착하고 곧바로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또한 KTX 승무원들의 정규직 고용을 막기 위해 만든 안전업무 관여 불가 규정이 08년도 대구역 KTX 충돌 사고가 10년이나 지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어서 이번 사고의 대처에도 어려움이 되었다. 철도민영화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일어났을 일들의 연속이 겹쳐져서 이번 사고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04 | KTX 승무원 절반의 승리, 문제는 기재부 정원규정에

7월 21일, 철도노조 舊KTX승무지부가 투쟁 승리식 이후 그동안 서울서부역에 설치해 온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저자 촬영)

한편 2018년 한국철도 현장에 들린 기쁜 소식이 있다. 그동안 한국철도의 오래된 상처 중 하나였던 KTX 승무원 고용 분쟁이 결국 7월 21일, 전국철도노동조합 구KTX승무지부와 한국철도공사의 직접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KTX승무지부의 문제는 그동안 긴 기간동안 전혀 진척이 되어오지 않다가, 오영식 사장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3월에 우선 철도파업으로 인한 해고노동자들을 우선 복직시키고 나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5월 사법파동으로 인한 대법원 판결 왜곡이 들어나면서 재고용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KTX 전 승무원들이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이 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사무직으로 특별채용이 이뤄졌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한국철도공사의 정원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증원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나머지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KTX 승무원들도 당장 직영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철도노조 측에서는 철도인력 중 매우 부족한 차량보수 및 안전 관련 인원의 증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재부에 시위를 나가고, 감축정원에 대한 증원을 파업 명목에 삽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인 인식 형성 없이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다. ’19년도 901명의 정원 증원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KTX 승무원의 직고용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림잡아도 최소 3,000~5,000명 이상의 정원 증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05 | GTX 결국 A선을 시작으로 착공 … 갈 길 멀다


〈GTX가 수도권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 – GTX A선 노선도(한국교통연구원 유튜브 캡처)

말많던 GTX가 결국 A선 착공식을 열었다. 27일 오전 10시부터 KINTEX에서 국토교통부 5대 연구기관이 주최한〈GTX가 수도권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행사로 진행하고 오후 1시에 진행된 GTX A선 착공식은 그동안 이야기만 되어오던 GTX를 드디어 실제 정책으로 입안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날 행사에 일부 노선 인근 주민들이 설계에 반발, 잘못된 노선 설계에 반대하는 집단시위에 나섰다. 어쨌던 GTX가 그대로 착공돼 예정됐던 최고속도 180㎞/h 운행에 성공한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은 더 없을 것이다.

특히 C선에서 또다시 이름이 옮겨간 GTX B선은 노선에 청량리 이동(以東) 구간이 포함되면서 예타(예비 타당성조사) 비통과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인천시와 정치인들이 B선의 예타 면제를 요청했으나, 송도-인천시청-부평으로 이어지는 경인선 지하화와 연계한 경인 Express 구상(인천연구원 입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져서 예타 면제가 이뤄지게 되면 그것이야 말로 인천시의 대중교통 멸망을 선언하는 행위가 된다. 부평-주안-인하대-송도로 이어지는 노선 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06 | 내용 없는 국정감사… 철도에 대한 무관심 증언

(저자 촬영)

한편 10월 24일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한국철도공사, KR과 SR, 공사 자회사를 포함한 총 7개 회사를 대상으로 대전 공동사옥에서 국정감사를 개최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날 의원들의 질문은 작년 서해선 공사 견학으로 견학이 불가했을 때에 비해 충분한 시간이 할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비해 별로 뜨겁지 않았다. SR이 공기업으로 올해 겨우 지정돼 나온 자리였는데도 그랬다. 그나마 남북철도 연결이라는 새로운 건이 등장한 정도였다. 윤영일(민주평화당)의 보성-순천 복선화 주장과 같은 단골 질문도 여전했다.

철도에 대한 인식 부족도 눈에 띄었다.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철도공사가 철도차량 제작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영식 당시 사장에게 수소열차 개발을 주문했다. 김상훈 의원(자유한국당)은 철도공사-SR 통합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늘어놓다가 갑자기 오 사장에게 “2020년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후반기 구성은 앞으로도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 크게 바뀌지 않아서, 내년 국정감사는 어떨지 벌써부터 걱정이 몰려온다.

07 | 9호선 전면 개통, 결국 바뀐 건 없었다

12월 1일 9호선의 마지막 단계인 3단계가 개통되었다.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3단계 개통에 대비해 우선 급행 열차를 6량으로 증설하고, 나머지 열차들도 6량으로 점차 증량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3단계 개통과 함께 늘어난 승객을 감당하지는 못했다. 실제로 평일 출퇴근시간대 급행 수요가 가장 몰리는 염창 ~ 고속터미널 구간은 개통 이후에 오히려 더 혼잡도가 늘어나, 아예 열차에 탑승이 불가능할 때마저도 있다.

무계획적인 운영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급행의 경우 원래 3단계 전체를 운영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3단계 개통과 함께 급행 발차역이 종착역인 중앙보훈병원역으로 변경되었다. 급행역 추가는 운행시간 증가를 통한 사용자경험 저하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마곡나루역을 급행역에 추가했다. 불합리한 가양·샛강·사평 교행 규정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좀 덜해지기는 했지만 가양·동작·송파나루로 바뀐채 유지되고 있다. 9호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모든 나쁜 규정들을 개선하는 이외에도 원래 시설 규격인 8량 증량을 검토해야 할 때다.

08 | 서해선 첫 개통… 소사북부선 개통돼야 제 기능 할 듯

6월 16일, 소사~원시선(소사남부선)이 개통되며 서해선의 첫 구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사북부(소사~대곡)선과 소사남부선, 서해남부선(원시~홍성)으로 분리 건축돼 향후 하나의 선로로 운영될 서해선 구간 중 처음으로 개통한 노선이다. 그러나 노선 개통 이후 운영이 상하분리와 외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노선의 임팩트가 부족한 면이 없잖아 있다. 화물철도 기능 수행이 이뤄질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대피선 부족이 부족하다. 급행 운행도 사실상 불가능해, 향후 노선의 개선이 요구된다. 낮은 운전빈도 또한 이러한 안타까움을 더한다.

결국 서해선의 진면모는 소사북부선을 포함한 서해선 전 노선이 개통되어야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특히 소사북부선의 경우 주요 철도와의 연계가 강화되는 면이 있어 현재의 서해선에 비해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09 | 부실 재정 속 추가 노선 건설 어려움 겪는 지방철도

한편 지역의 접근성을 보장해야 할 지방철도에서는 별로 큰 소식이 없었다. 오히려 신규 노선에 대한 경제선 논란으로 신규 노선 건설에 대한 대규모 반발이 잇달았다.

광주에서는 2호선 건설에 대해 지속적인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광주시 관계자를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25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공론화 절차와 설문조사를 거치고 나서야 16년 간의 논쟁을 마무리지었다. 광주에서는 말바우시장이나 유스퀘어, 전남대 등 주요 교통지역에 철도로 접근이 불가능해 그동안 2호선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라는 단체가 추가 노선 건설에 반대운동을 펼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다행히 광주 2호선은 내년 착공 예정이다.

대전 2호선 건설도 트램 관련 논란으로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 지난 4월 기재부가 사업성 타당 재검토를 요구하면서다. 게다가 세종시가 1호선 연장건설을 요구하면서 연장할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다투는데, 기존 지하철 인프라와 연계성이 떨어지는 호남선 주축 신탄진~계룡간 광역철도만 세부적인 공고가 뜬 상황이다. 마산~부산 광역철도도, 다른 지방 철도도 지속적으로 건설만 하고 개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내년에는 개선될지 걱정된다.

10 | 차량 증량, 논의는 언제?

지난 30일, 용산역에 도착한 마지막 새마을호 PP 객차를 철도동호인들이
맞이하고 있다. (저자 촬영)

한국철도에서 차량의 부족은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SR 런칭으로 발생한 한국철도공사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설비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다. 그 와중에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새마을호 PP 객차의 폐지는 추억의 열차가 사라졌다는 것 이외에도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철도객차의 부족 만성화다.

12월 28일, 한국철도공사가 갑작스럽게 태백선 경유 무궁화 객차 수를 4량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이 구간에 열차편수를 지속적으로 감편을 고려한 것에 이어, 열차증편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객차를 감편할 수 밖에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존 무궁화호 객차의 내구연한 만료이다. 현재 내구연한은 길어봤자 25년을 넘지 못한다. 한 언론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이에 따라 내년 67량, ’20년에는 73량, ’21년에는 93량을 폐차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EMU-250 도입 예정으로 새로운 객차를 신조할 수 없으니, 결국 무궁화호 객차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발생하는 상황은 열차 폐차 후 버티기가 아닌, 긍국적인 열차 증량을 요구하고 있다. 경부선만 해도 7량을 8~10량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대처가 힘들다. 국가 R&D 차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대처가 부족한 면이 있다. ‘스마트 철도기술’ 연구 대상에는 동력차 결합·분리가 유용한 모둘형 차량 연구가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아직까지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미 영국과 일본에서는 실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여지껏 그대로다. 신형 무궁화 객차에 대한 연구 자체가 없는 것 또한 문제다.

열차 증량에 대한 인식은 9호선 3차 개통으로 생겼을지 모르겠으나, 한국철도에 차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은 부족하다. 향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강조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생각하니 한국철도의 앞날이 막막하다. (수정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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