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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 3월 둘째 주 브리핑 : 나라 가르기, 결국 자유당의 책임이다

    한 주간 의외로 많은 중요한 기사들이 지나간 한 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중요한 이야기들 속에서 반복되는 진실이 하나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과거를 바람직한 미래로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뒤엎어서, 과거를 숨긴채 국민만 슬프고 불편한 가짜 미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그것은 언젠가는 뒤집혀서 그들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의 검열본 (광주매일신보,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소장)

    진실을 가리려다 혹만 붙인 전두환씨와 극우세력

    조비오 신부의 사자 명예훼손과 관련해 1심 재판을 받기 위해 드디어 전두환씨가 여러 번의 출석거부를 극복하고(?) 광주광역시 동구 518 유가족, 민주시민들과 미디어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두환씨는 “발포명령을 부인하십니까”는 기자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는 화를 내면서 반성의 기미 없이 재판에 임했다.

    한편 이날 광주지법 맞은편에 있는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재판을 받으러 들어오는 전두환씨를 학교 창문에서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논란이 되었다. 이에 15일, 박주신의 공개 재검을 주장하는 〈I·데려와·U〉를 랩핑한 오래된 극우 차량 등을 운전해 나온 극우 집단 여러명이 해당 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학생들을 ‘더럽힌’ 교사들을 공격하는 등 다양한 치고 빠지기 전법을 구사했다. 광주 시민들의 항의는 문제삼으면서 광주 시민들의 인터뷰에는 방해를 해 시민의식의 부재를 드러냈다. 물론 아이들은 성숙한 방식으로 대응을 제안해 귀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14일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전두환씨가 1980년 5월 21일, 광주공항을 헬기로 방문해 발표를 지시했다는 ‘주장’이 알려지면서 결국 전두환씨가 광주시민을 아무런 양심 없이 살해하고, 그러한 살해를 지만원씨가 듣도보도 못한 시스템으로 덮으려고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가기 시작했다. 이날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또한 계엄군에 의해 학살당한 광주시민들의 시신들이 광주교도소에 가매장되었다가 광주시립병원으로 재이송돼 구형 보일러로 태워졌다는 천인공노한 사실의 가능성이 밝혀졌다. 혹 떼려다가 혹 붙인 셈이다.

    나경원의 국민 가르기, 제 등 발찍기로 돌아올 것

    나경원 자유당 원내대표가 계속해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는 단어로 국회의 협치 분위기를 한번에 엎더니, 14일에는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됐다” 라며 건국 이래 듣도 보도 못한 일본 극우 정치인급 망언을 내뱉었다. 이어 손용우 지사의 독립운동 활동에 문제ᅟ를 제기하더니, 한 주가 지난 17일에는 “공수처는 좌파 장기 집권을 위한 게슈타포(비밀경찰)”이라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나경원의 웃음, 하나님은 그대로 갚아주신다.

    ‘승리 게이트’ 관계도. 박봄 ‘치료약’ 반입 사건만 빼고 보도록 하자.

    버닝썬 사건, ‘클럽 문화’ 전반을 뒤덮다

    결국 단순한 폭행문제로 시작된 버닝썬 사건이 대한민국 3대 연예기획사 YG를 집어 삼키는 ‘승리 게이트’가 되었다. 경찰 유착 혐의가 발견되면서다. 구체적인 당사자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총경급의 인사가 끝선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유흥산업과 정부의 유착, 그리고 이와 연동된 여성 동영상 폭력 등이 점차 밝혀져 가고 있다. 2010년에 있었던 

    한편, 11일 승리와 관련된 연예인들의 단톡에서 솔로 가수 정준영씨가 불법 촬영영상을 공유한 것이 덜미가 잡혔다. 이어 13일, 2016년에 있었던 정준영씨의 불법촬영의 수사가 경찰의 비호로 좌절되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KBS2 〈1박 2일〉은 15일 정준영을 빠르게 출연재개한 점에 대해 사과하며 방송 및 제작의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또한 정준영씨가 방영된 모든 회차의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여기에는 MBC 〈라디오 스타〉도 함께 했다. 16일에는 배우 차태현씨와 김준호씨가 내기골프를 한 사실이 밝혀지며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버닝썬 사태와 장자연, 김학의 사건을 검찰과 경찰이 ‘명운을 걸고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보잉737-8 맥스(Edward Russell, CC BY)

    보잉737 맥스 사건, 기업의 사회적 가치 경종 울려

    10일 에디오피아에서 터진 보잉737 맥스 8 기종 사고는 결국 보잉사 자체의 책임으로 문제가 확장되는 분위기다. 회수한 블랙박스 분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이번 사고가 맥스 8의 동체균형 문제로 기기 시스템이 복잡해 지면서 소프트웨어 문제등이 겹치며 발생한 작년 10월에 있었던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사고의 재현이었던 것이 확실해 지고 있다. 이러한 견해를 17일 에디오피아 교통부18일 프랑스 항공조사위원회가 밝혔다.

    이에 보잉 737맥스에 대한 전세계적인 운항금지가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가 13일 오후(미국 동부시각, 한국 14일) 연방항공위원회의 방해공작을 물리치고 보잉737 맥스 8과 9의 미국 내 운항을 중단한데 이어 14일 국토교통부도 보잉737 맥스 전 기종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한술 더 떠 10월 사고가 발생했던 인도네시아는 아예 보잉737 맥스의 운행을 영구 금지시켰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기까지 米 연방항공위원회와 보잉 경영진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보잉은 작년 11월 보잉737 맥스를 운영하고 있는 조종사들을 만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으나 실제로 실행에는 이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미국 교통부와 법무부는 연방항공청이 보잉737 맥스를 승인한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결국 동체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소프트웨어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보잉의 돈 욕심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노선도 (국토교통부 제공)

    차량종합시험선로, 생겨봤자 뭐하나

    15일 오후 2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KR 오송기지에서 오송 차량종합시험선로의 개통식이 열렸다. 이 선로를 기념하기 위해 KR은 한국철도공사의 영역이던 OSJD(국제철도협력기구)의 이사장까지 모셨다. KTX 오송역과 KR 오송기지라는 위치를 활용하여 충북선부터 오송기지를 거쳐 다시 경부선 전동역까지 신선을 구축하고, 전동역-서창역까지는 경부본선을 활용하고, 서창역에서 오송선을 거쳐 다시 오송역 앞에서 오송기지로 향하는 다소 복잡한 선로다. 전용선로만으로는 12.9km에 달하며, 일반 선로로 직진해 원형으로 운전하면 끊임없는 주행 시험도 가능해 진다.

    오랜만에 KR이 낸 성과였기 때문에 이날 행사는 축제 분위기였다. KR 이사장도 “이 선로에서 9개 분야 198개 항목, 447종류의 시험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장점들을 홍보하였다.

    그러나 차량종합시험선로의 활용도는 당분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개발된 EMU-250 이후로 차량을 개발할 예정이 없기 때문이다. HEMU-430 이후 다음 단계 기술 개발은 꿈꾸기도 힘든 상황에서 현재의 무궁화호 열차를 대차할 차량의 개발도, 후속 전동차 개발 또한 아직까지 나올 것이 없는 상황이다. 전용선로가 아닌 곳과 연계된 시험에는 여전히 일반열차의 주행과 연동된 주행이 필요해, 멈춤없는 운행 시험은 제한적이 될 것이다. 모든 선로가 직류(DC) 겸용이 아니어서 DC 사용 구간이 6km 내외에 불가능하다는 점도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5‰ 열차 운행 선로 등 다양한 운송 경험을 가정한 시험이 가능하다는 점은 앞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2000억 원을 들여 만든 이 종합시험선로를 기업에게만 개방하지 말고, 일반 시민과 철도동호인, 연구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개방하기 바란다. 그게 2019년에도 계속될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KR에게도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혁신 실현의 구체적 방법이 아니겠는가.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본사 건물. 큰 회사 업무에도 불구하고 작은 사옥을 유지하고 있다.

    알라딘의 여성 차별, 해명도 ‘개인 잘못’ 일관

    한편 8일, 고용노동부가 온라인 최대 서점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Affirmative Action) 위반 사업장으로 선정해 공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특히 알라딘은 페미니즘 서적들을 대거 출판하는 등 친여성적인 분위기로 현재의 출판문화를 주도하는 성격이 있는데, 이번 발표는 기업 이미지가 한 번에 뒤집힐 정도로 상당히 심각한 문제였다.

    알라딘은 15일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성명서를 내놓고, 확실한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해명에는 상당한 약점이 있다. 첫째, 많아진 사업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르는 노동자를 충분히 추가로 고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성명서에 따르면 알라딘의 상위 직원 구성은 본부장 1명, 팀장이 12명에 불과하며, 당연히 이러한 구조 속에서 여성이 2명에 불과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엿다. 승진 기회가 적고, 아래 직원들이 많은 불균형한 구조는 결국 최근의 사회적 가치 트랜드에도 맞지 않다. 둘째. 자신의 잘못을 직원의 잘못으로 돌렸다. 자신들이 고용노동부에 개선 의사를 밝히지 못한 이유를 “고용노동부로부터 해당 공문을 수령한 담당 실무자가 팀장과 회사에 보고를 누락하였습니다”라는 이유로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했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성명서가 8일 발표 이후 고객들의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생겼다는 발언이 있다. 그러므로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다음 공지와 조처.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어떠한지에 따라 다수의 고객의 반응이 결정할 것이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알라딘 팀장직만 빼고”라는 말이 나오는 곳을 위해 책을 사고, 중고책을 비싼 돈을 들여가며 살 이유는 없다.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굳이 Born to Read 카드를 유지하며 플래티넘을 유지하고 있는 나마저도 거래처의 이동을 심각하게 고려할 생각이다. 이제 결과는 알라딘의 선택에 달렸다.

    공정위, 구글 본사 시정 권고

    공정위가 구글 본사에 대해 불공정약관을 시정하는 조치를 15일 내렸다. 사업자가 회원의 저작물에 대해 이용목적이나 범위의 제한 없이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등 저작물을 편취하는 행위, 사업자의 일방적인 콘텐츠/계정 삭제, 갑작스런 약관 변경 등을 문제삼았다. 구글에 공정위 시정 권고가 이뤄진 것은  세계 최초다. 다행히 알파벳사측은 이번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뉴질랜드 이슬람 교도 피격 사건,
    정작 ‘한국인’들은 ‘이슬람 탓’만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무슬림 사원에서 집중 총격이 발생해 50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가해자는 28세의 남성으로 계획적으로 이번 사건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범행 장소를 처음 더니든이라는 곳으로 잡았다가 크라이스트처치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 범행지를 바꾸었다. 곧이어 살인자는 자신의 주장을 범행 9분 전 총리 관저 이메일을 포함한 30여명에게 보낸 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로 총기 난사장면을 방송했다. 이후 해당 살인자는 성명서에서 “뉴질랜드가 한국이나 일본처럼 단일민족 국가가 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범죄가 2011년 노르웨이 난민 학살과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공감 성명을 냈다. 문 대통령은 “테러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문명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 행위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나 이 글의 댓글에는 “남의 나라에 테러에 오지랍넓히지말고 우리나라의 북한으로 부터의 테러에 먼저 신경써라” “대통령님 지금 그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잖아요…이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에 주시부탁드립니다” “너부터 김돼지의 테러 집단에게 퍼주지마라” “웃긴다 테러 국가의 수석 대변인 주제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아울러 극우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이 이슬람에 대한 개신교인의 폭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에서 교회는저런사고 안낫잖여 다문화폐해가 얼매나 심각헌지 알만허다 무슬림다문화는 한국사회에서 위험하다””무슬림은 절대 국내에 반입하면 안된다는 또 하나의 증거..이슬람 자체가 칼에는칼,,피에는피,,,라는 구호로 살아가는 종족들이다” “불체자 가짜난민 다 추방하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짱깨 이슬람 병역기피자 동성애자 꼼수 외노자 들이는 유엔이주협정 결사 반대” “뉴질랜드는 여성경찰도 총들고 범인잡으러 다니는구나 우리나라 여경들은 숨어서 auto k 만 외치는데”라며 반이슬람, 반다문화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결국 극우세력의 발호가 차별과 폭력, 민주주의 파괴를 확산시킨다는 것을 확인하는 지점이다. (끝)

  • [논평] 한국 개신교의 무능, 언제까지 가나

    9일 S고 학생들이 인천 부평문화의거리에서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 촬영)

    낯선 풍경이었다. 고등학생들이 자기 학교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거리로 나서는 것 자체도 드문 일이거니와, 학교 소재지와 거리가 있는 곳에, 무작정 학교 교복을 입고 나와서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학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는 것은.

    그런 풍경이 벌어진 이유는 이 학교의 교장과 교감이 학생들에게 강요한 각종 부조리였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공연을 자신의 돈으로 다닐 것을 요요구면서, 자신들의 비리에는 눈을 감았다. 여학생들을 의도적으로, 그들의 의사와 상관 없이 군부대나 남고로 보내서 선정적인 춤을 추며 요깃거리로 삼게 만들었다. 그리고 받은 출연료는 자신들의 몫으로 뗴었다. 이런저런 학교의 비리에 학생들이 저항하자 올해 개학부터는 반대하는 선생들을 자르고 아예 선생을 배정하지 않았다. 수업은 파행으로 치달았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궁금하지만, 여기까지는 그나마 괜찮다고 하자.

    그런데 내가 저들을 보면서 더더욱 부끄러운 것이 있다. 바로 해당 고등학교가 복음을 전하겠다면서 미션스쿨임을 자랑스럽게 홍보했던 학교이기 때문이다. 복음을 전하겠다며 매주 채플을 드린다. 교장이〈빈방 있습니까〉를 공연했다며 자랑스럽게 문화선교를 내세운다. 그런 겉이 좋으면 뭐하나! 복음의 본질이 없는 곳이라면 그 곳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없다. 그곳은 하나님 나라가 아니다.

    더 큰 S고의 문제는 갑작스럽게 튀어난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 한국교회 전반에서 제목만 다르지 동일한 레퍼토리로 동일하게 나타나는 문제다. 이런 문제가 나타난지도 꽤 됐다. 한국사회에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저지른 박인근이라는 자도 복지원에 교회라는 것을 짓고 매일 예배를 드렸다. 이유없이 납치당한 채 고된 폭력과 노역에 시달리던 사람들의 희생을 박인근씨가 조장했고, 그들 사이에서 죽어나간 생명이 수도 없다. 그러나 그의 폭력은 전두환씨의 사회 정책에 의해 칭찬받았고, 폭력의 피해자들은 87년 6월 민주항쟁이 끝날 때쯤에야 그 지옥을 벗어날 수 있었다.

    더 웃긴 것은 박인환씨가 그 이후에도 시설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았고, 지금도 복지원 경험자들은 최하층에서 파괴된삶을 살고 있다. 폭력과 피를 저지른 사람은 편히 가다 죽고, 그들을 대신해 국가가 사과했는데 그들과 한 부류였을 한국교회는 형제복지원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시편 73편의 아삽의 절망적인 고백(:2-15)이 떠오르게 만드는 작자다.

    이뿐만이겠는가? 4·3 민중항쟁에서 믿는 자의 이름으로 학살을 주도한 서북청년단, 한국교회 목회자들에 의한 각종 성추행, 재정비리, 범죄… 하나님께서 당장 심판하셔도 뭐라고 할 것 없는 죄들을 우리는 그냥 모르는 체 하면서 넘겨왔다. 아니 후환이 두려워서라도 넘겨야만 했다. 그러면서도 교회안에서는 아직까지도 반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를 가장한 가짜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전도만 하면 미련한 말을 사용해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실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대처능력(?)은 어떤 의미에서는 신천지나 구원파보다도 못할지도 모르겠다. 이건 한국교회 전반의 무능에 가깝다.

    이미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타종교의식이 철저하지 않은 이상 교회를 한 번 씩은 거쳤다. 또한 주변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독교인에 대한 자신들의 판단과 생각을 굳혔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저들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리고 엔드타임 속에서 승리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할텐데,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모르겠고, 바뀌고 싶지 않아하는 교회 공동체들 속에서 무엇인가를 외치려는 시도도 이제는 빛도, 영향력도 잃어가고 있다.

    그 결과, 이대로 한국 교회는 소수자로 전락하고 말까? 그래서 엔드타임에 주님 보시기에 부끄러운 교회가 될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와 많은 이들을 위해 죽으신 구원의 값을 헛되이 하지 않기 바란다.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도 자리에서부터 한국교회의 잘못을 안고 주님께 나아가야 한다. 마침 사순절 시기라서 더욱 그렇다.

  • 증인, “당신은 좋은 영화입니까?”

    자폐 장애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건 영화가 나오기 두 달 전의 일이었다. 자폐장애를 다룬 문화콘텐츠들이 늘 그렇듯이 자폐 당사자를 비하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기에 걱정부터 됐다. 물론 배우 정우성님(양순호 역)과 김향기(임지우 역)님의 연기가 애초부터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내가 ‘기자’가 아니기에,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야 날짜를 잡아 문제의 영화를 시청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일반인들의 평점과 전문가들의 평점이 상반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만큼의 논란이 될만큼의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으니까 말이다.

    꼬이는 스토리는 클라이막스에서 폭발한다

    일반인의 관점만으로 생각하면 영화가 분명히 재미있었다. 자폐성 장애인을 우연히 만난 변호사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가며, 대형 로펌으로 들어가서 ‘때가 묻은채’ 살아가려는 삶으로의 길을 진실로 파헤쳐 들어가면서 벗어나게 된다는 영화의 시나리오는 확실하게 감동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선 스토리. ‘민변을 나와 권력층을 대변하는 대형 로펌으로 들어간 사람이 자폐 당사자를 통해 진실과 마주하고, 모순적인 권력 세계를 벗어난다’는 큰 흐름은 일단 그렇다고 치자. ‘민변’이라는 단어에 공산당을 보듯이 반응하는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슬픔을 더하기는 하지만, 이야기 흐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러나 영화의 이야기를 세부적으로 살피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한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 지점은 1심 재판이다. 1심 과정은 양순호가 권력자의 편에 서며 ‘자폐 당사자가 복합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보여주며’ 임지우의 패(?)로 끝난다. 아니 그 사실도 관객은 알 수 없다. 임지우가 무엇을 증언했는지는 영화 끝부분에서나 나오기 때문이다(검찰 수사에서 해당 증언이 나왔는지의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이후에 무죄가 선고되고 나서부터의 전개도 너무나 갑작스럽다. 임지우의 어머니나 김희중 검사가 양순호의 변론에 화를 내는 것이나, 갑작스럽게 변론 직후 판결을 내리는 흐름이 전혀 이해가 안 갔었다.

    특히 1심 재판 직후 만호의 반응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욕망이 이뤄지는 것이 긍국적인 목표였다면, 해당 시점에서 만호가 미란이 무죄가 나왔다는 이유로 양순호의 회계법인 진출을 막았어야 했을까? 물론 이야기 흐름상으로는 양순호의 가치 추구가 이 시점에서 배반당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 이야기 전개가 결국 영화를 삐걱거리게 했다.

    임지우가 갑작스럽게 2차 공판에 참석하겠다고 나서는 부분도 석연잖다. 순간 이 영화가 〈말아톤〉을 포함한 자폐 영화들의 패러디는 아닌지 눈을 의심하게 했다. 미란의 갑작스러운 협박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 되겠다, 변호사는 될 수 없지만 증인은 되겠다’는 ‘장애 극복의지’를 보여주는 임지우의 연기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만큼 너무 의도적이었다.

    결국 이러한 디테일들의 문제들이 2차 공판을 거치며 고칠 수 없을 정도로 고장난다.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김지우의 ‘증언’은 ‘신’이 되어 이야기를 끝장내고, 그렇게 갑자기 진범이 밝혀지고 나서는 모든 문제가 너무 순식간에 풀린다. 현실성이 떨어진다. 또한 신혜의 역할이 후반부로 가며 사라지는 부분도 아쉬웠다. 결국 단순하고 모순적인 이야기를 포장하기 위해 자폐 특성을 사용한 것은 아닌지 궁금증이 들었다.

    굳이 자폐를 그런 방식으로 표현했어야 했나

    더 나아가 자폐 당사자의 시각에서 영화를 바라보자. 영화는 시작부터 현실로 가장된 비현실로 가득차 있다. 지우가 벌써 침대속으로 들어가야 했을 때 창 밖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순간부터 위화감을 느꼈다. 그렇게 두려움이 오는 상황에서, 꽤 오랫동안 창문 너머의 일들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자폐 당사자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기능 당사자들에게도 두려움이 ‘뛰어난 관찰력’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현실에서 성립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자폐인들에게 보여지는 일상생활이라는 유튜브 동영상과, 그 내용을 재현하겠다며 중간에 ‘임지우’의 시점이라며 법원을 ‘낯설게’ 표현해 놓은 부분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자폐성 장애인들이 저렇게 사는구나’고 생각하게 하겠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이야기다. 국내의 다수 고기능 당사자들이 보다 제한적인 감각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폐 특성을 가진 당사자가 법률을 선호 특성으로 가지고, 어렸을 때부터 ‘나는 변호사가 될래’ 라고 말하는 것도, 있을 수 없던 일들의 연속이던 ‘굿 닥터’ 이래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다. 물론 퀴즈를 다른 선호 특성보다 선호하는 자폐 당사자가 있다는 소문도 처음 들어봤다.

    특히 클라이막스를 이루는 임지우의 행동 자체들은 – 미리니름을 피하기 위해 언급은 피하겠으나 – 하나도 일상적인 자폐 당사자와 맞아 떨어지는 것들이 없다. 그러니 현실을 무시한 자폐에 대한 묘사는 임지우가 대표하고자 한 고기능 자폐 당사자가 모두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 양 보여지게 할 수 있는데, 자폐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적인 오해와 차별 행동을 생각하면, 이러한 ‘극적 표현’이 오히려 자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될까 두렵다.

    아, 그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더. 양순호 변호사가 임지우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보고 실제 고기능 당사자들에게 그 방법을 쓰진 말긴 바란다(물론 일반 자폐 당사자들에게는 더 안 좋은 효과를 낸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양순호에게 소리를 지르고는 뛰어 도망갔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임지우가 저 상황에서 마음의 문을 연 게 더 이상하다.

    좋은 연기와 영상이 나쁜 이야기를 덮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모든 문제를 덮고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지닐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자폐 당사자로 행동한 김향기님이다. 특히 김향기님의 연기에는 감사를 드리고 싶다. 화면 속 모습에서 김향기님의 모습은 눈을 굴리는 것이나, 말을 하는 방식이나 ‘정말 자폐 당사자랑 똑같다’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혹시나 김향기님과 estas가 만나게 된다면 동질감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표현을 위해 하트하트재단의 당사자들을 찾아가서 자폐처럼 행동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희중 검사(이규형 분)의 존재 또한 이 영화를 이끌어주는 존재다. 일반인들은 자폐 당사자의 형이라 쉽게 증언을 이끌어냈다던가, 영화 끝 부분에서 빠질 수 없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만 주목하는데, 그것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김희중 검사라는 캐릭터 자체가 자폐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는 생각을 했다. 실제 여부는 모르겠지만, 각본을 쓴 분들이 미등록 자폐 당사자들을 이 이야기 속에 투영하기 위해 김희중을 만든 거라면, 영화는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영상미나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만족한다. 촬영이나 편집, 표현 모두 모자랄 데 없었다. 영상에서, 이야기만 떼어 놓고 생각하면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다큐멘터리로 찍은 것같은 느낌도 받았다. 그러나 그 표현은 결국 이야기와 불일치하며 무엇인가의 불편함을 일으킨다.

    지우가 던졌던 질문을 영화 제작자에게 던지고 싶다. “당신은 좋은 영화입니까?”라고. 그 질문에 양순호의 말처럼 “이제부터 좋은 영화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볼께”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건 좋은 영화로서의 가치가 부족하기 때문일게다. 소문난 잔치에 배가 덜 불렀던 이유다.

    평점
    스토리 : 60점 | 연기 : 85점 | 연출 : 65점 | 종합점수 : 75점